본문 바로가기
카메라 이야기

후지필름 XF27mmF2.8 R WR - 스냅사진에 좋은 표준화각 40mm

by h2k.photograph 2021. 12. 22.

1. 뭔가 어색한 숫자인 40mm 화각

얼마전 리코(Ricoh)에서 GR 시리즈 최초로 40mm 라는 표준 화각을 갖춘 GR IIIx 가 발표됐습니다. 리코의 고정식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인 GR 시리즈에선 전통적으로 스냅사진 특화된 28mm 화각을 고집해왔으나 처음으로 40mm 라는 표준화각을 내놓은 것입니다. 40mm 라는 숫자는 일반적으로 표준 화각대(40~70mm)에서 가장 넓은 축에 속하는 화각을 지원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표준 렌즈는 50mm 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50mm는 스냅 촬영시 다소 타이트한 느낌이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광각의 왜곡 느낌이 들지 않으면서도 표준 화각을 지원하기에 좋게 말하면 편안한 화각, 나쁘게 말하면 애매한 화각이기도 합니다.

 

후지필름에서도 XF27mmF2.8 R WR 라는 환산 40mm 급의 렌즈가 있습니다. 원래 이 렌즈는 XF27mmF2.8 이란 렌즈로 기존에 발매되었던 렌즈를 조리개링(R)과 방진방습 기능(WR: Weather Resistant)을 넣어 새롭게 리뉴얼된 렌즈로 2021년에 출시됐습니다. 

후지필름 XF27mmF2.8 R WR의 구성품

저 역시 원래 사용중이던 XF35mmF1.4 R 이라는 표준 렌즈가 있었는데, XF27mmF2.8 R WR 렌즈를 구입하고 나서 이 렌즈에 더 집중하기로 하고 XF35mmF1.4 R 렌즈를 판매하게 됐습니다. 비록 조리개 수치는 F2.8로 작지만, 제가 사용중인 X-Pro3와 어울리는 팬케이크 렌즈 디자인이면서 훨씬 가볍고 부피도 작기때문에 스냅 촬영이 잦은 저에게 더 적합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후지필름 단렌즈 라인업 - XF56mmF1.2 R(좌) / XF18mmF1.4 R LM WR(중) / XF27mmF2.8 R WR(우)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XF27mmF2.8 R WR 렌즈는 후드까지 포함하더라도 그 크기가 다른 렌즈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카메라 바디에 결합했을때도 '귀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후지필름 바디에도 잘 어울립니다. 표준 화각 40mm(환산 화각)이라는 특성상 스냅 촬영에 특화된 렌즈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그 스냅촬영에 최적화된 휴대성을 지닌 부피와 무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샘플 사진으로 보는 XF27mmF2.8 R WR 렌즈의 활용

 XF27mmF2.8 R WR 촬영 사진 (1)

XF27mmF2.8 R WR 렌즈의 경우 뭔가 목적을 갖고 나가는 경우보다는 그냥 일상 생활에서 렌즈를 바리바리 챙기지 않고, 바디에만 1개의 렌즈를 딱 물리고 나갈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촬영 피사체가 정말 다양하면서도 평범합니다. 그냥 스쳐지나가던 순간 카메라를 든 경우가 많고, 별다른 주제없이 셔터를 누르는 사진이 대다수입니다.

 

 XF27mmF2.8 R WR 촬영 사진 (2)

평범한 화각의 렌즈에서 나오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을 특별한 왜곡없이 촬영하는데 적합한 화각이 바로 표준 40mm 급 화각의 매력인것 같습니다. 사진 생활을 할때, 개인적으로 촬영의 압박이 올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 사진을 촬영 해야할 때가 종종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목적이 있을땐 28mm / 85mm 급 화각의 2개의 렌즈를 꼭 챙기곤 합니다. 하지만 그 무게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 편히 눈에 보이는 것을 촬영하고자 할땐 40mm 급 화각인 XF27mmF2.8 R WR를 챙깁니다. 그 날 사진을 '꼭 남겨야지'라는 생각보단, 그냥 셔터를 누르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한번 찍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촬영을 할때 최적의 렌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XF27mmF2.8 R WR 촬영 사진 (3)

3. XF27mmF2.8 R WR 렌즈 사용 후기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없이 들고다니며, 부담없이 셔터를 누를 수 있게하는 화각'입니다. 광각처럼 주 피사체와 배경의 관계에 대해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망원처럼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온 신경을 뷰파인더에 집중하는 에너지를 쏟을 필요 없이 LCD 화면을 보면서 스마트폰 사진 찍듯이 툭툭 찍기 좋은 그런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후지필름 X-Pro3 + XF27mmF2.8 R WR

후지필름에서도 흔치 않은 팬케이크 렌즈 디자인인 XF27mmF2.8 R WR 렌즈는 마치 슬럼프에 빠져 온몸에 힘이 들어간 운동선수에게, 잠시 숨을 고르며 힘을 빼고 운동을 하라고 했을때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과 같은 존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조리개 수치가 F2.8이라서 아쉬운게 아닌, 오히려 화려하지 않더라도 눈이 편안한 사진을 찍게 해주는 렌즈라 더욱 그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휴대성이 좋은 렌즈를 고민 중이신 분들이나, 가끔은 담백한 시선으로 내 삶을 채울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은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