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표준 화각 50mm의 가치와 장점
50mm 화각은 모든 카메라 브랜드에서도 기술력과 대중성을 고루 반영하여 만드는 렌즈 중 하나입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준 렌즈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표현하기 어려운 렌즈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50mm 렌즈에 대해 아래와 같이 표현한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며, 자연스러우며, 정직하고, 믿을만하고, 의지할만 하고, 공정하다.
잘난 척 않고, 솔직하며, 겸손하고, 참된 영혼을 가졌다.
- 50mm 렌즈에 대하여 -
이 렌즈, 저 렌즈 사용해보고 50mm를 진득하게 사용해본 분이시라면 아마도 위의 내용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시리라 봅니다. 50mm라는 화각이 활용도가 참 높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애매하게 아쉬울때가 있기도 한 화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구입 후 생각보다 일찍 팔아버리시는 분들도 있고, 또 사진을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의 경우 한번쯤 꼭 사용해보고 싶은 화각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후지필름 미러리스 제품을 쓰기 전에 니콘 DSLR을 쓸때도 AF-S NIKKOR 50mm f/1.4 G 렌즈를 오랫동안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후지필름 X-Pro 시리즈를 쓰게 되면서부터 XF35mmF1.4 R 렌즈를 사용했죠. 현재는 XF27mmF2.8 R WR 렌즈로 표준렌즈 화각(환산 40mm)을 쓰고 있지만 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환산 50mm 화각을 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땐 아마도 XF33mmF1.4 R LM WR 렌즈가 제 선택이 될듯 합니다. 이번 게시물에서는 XF35mmF1.4 R 렌즈의 사용 후기와 느낌을 사진과 함께 적어보려고 합니다.
후지필름에서는 50mm 화각에 해당하는 렌즈가 3가지 있습니다.
- XF35mmF1.4 R (환산 52mm)
- XF35mmF2 R WR (환산 52mm)
- XF33mmF1.4 R LM WR (환산 50mm)
위 3가지는 출시 순서대로 적어봤습니다. 저의 경우 XF35mmF1.4 R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WR(Weather Resistant) 성능을 중요시 여김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출시됐던 렌즈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밝은 조리개 수치(F1.4)와 함께 XF35mmF1.4 R 렌즈의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XF35mmF1.4 R 렌즈와 제가 사용중인 X-Pro 시리즈와의 디자인 궁합은 아주 좋습니다.
50mm 화각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인간이 눈으로 보는것과 가장 비슷하다고 하는 표준 화각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표준화각은 40mm 부터 70mm 이하의 화각 정도로 볼 수 있는데, XF35mmF1.4 R 렌즈가 바로 약 52mm의 화각을 지원합니다. (후지필름의 렌즈 환산 화각은 렌즈의 초점거리에 1.5를 곱했을때의 수치와 일치합니다.)
원근감과 시야각을 고려했을때 사람이 보는 화각과 가장 비슷하게 표현하는 화각이 바로 표준 화각입니다. 인물 사진, 정물 사진, 음식 사진, 스냅 사진, 반려동물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에서 사용가능한 화각이라고 할 수 있는만큼 해당 렌즈의 사용성은 그 범위가 넓고, 활용 가치 역시 높습니다.
2. 샘플 사진으로 보는 XF35mmF1.4 R 렌즈의 활용 범위
우선 인물 사진에 활용되는 50mm 화각을 사진 샘플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50mm 화각으로 촬영했을 때의 인물 상반신, 전신 샘플을 위 사진에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상반신 촬영의 경우 밝은 조리개값으로 촬영했을 때 충분히 심도 표현을 얕게 하면서 촬영이 가능합니다.
어두운 야외 뿐만 아니라 실내 촬영시에도 밝은 조리개 값(F1.4)는 충분한 셔터 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고, 분위기 있는 심도 표현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XF35mmF1.4 R 렌즈를 쓰면서 생각보다 정물 촬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접사용 매크로(Macro) 렌즈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 성능의 렌즈였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정물 촬영을 하는가하면, 조금 더 타이트하게 가까이에서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위와 같은 정물 사진 촬영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아래와 같이 음식 사진 / 카페 사진쪽으로 XF35mmF1.4 R 렌즈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사실 여행을 다닐때는 50mm 화각을 개인적으로 많이 사용하진 않지만 XF35mmF1.4 R 렌즈는 현지에서 사먹는 음식 사진들을 찍을땐 그 활용도가 좋기때문에 포기할 수 없던 렌즈입니다. 전문적인 매크로 렌즈까진 아니어도 XF35mmF1.4 R 렌즈는 카페 사진이나 음식 사진(Food Photography)용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가 있는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집 앞 고양이에게 밥과 물, 간식을 챙겨주던 캣대디 생활도 했는데, 길냥이들도 자주 촬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길냥이를 결국 입양해서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고, 임시 보호하던 아이까지 함께 키우게 되어 총 2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됐는데, 이 녀석들을 촬영할때도 XF35mmF1.4 R 렌즈는 자주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밖에 50mm 화각은 풍경, 천체, 스냅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촬영을 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의 인터뷰를 모은 책 <Interviews and Conversations 1951-1998>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Q: "On a story, what equipment do you bring?"
A: "A 35mm, a 135mm, and two 50mm. The Elmar f/3.5 if the weather is good, and I always carry f/1.5 in case of getting into a dark spot"
Q: "Do you use the 50mm a great deal?"
A: "Yes"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꼭 소지하고 있던 렌즈 중 50mm 렌즈는 포함되어 있으며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을 위해 밝은 조리개 렌즈의 렌즈를 대비했음을 알 수 있는 대화이고, 무엇보다 50mm 렌즈를 즐겨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사진가에게도 50mm 렌즈는 필수적인 렌즈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XF35mmF1.4 R 렌즈 사용 후기
XF35mmF1.4 R 렌즈는 얼마전에 판매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상황에서 촬영을 즐기는 저에게 WR(Weather Resistant) 기능이 필요했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더 작고 가벼운 팬케이크 렌즈인 XF27mmF2.8 R WR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XF35mmF1.4 R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밝은 조리개값(F1.4), 그리고 후드를 결합했을때의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이었습니다. 반면 초점을 잡기위해 반셔터를 눌렀을 때, 렌즈 구동음이 다소 들리는 점과 WR 기능이 없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영상을 촬영할 때, 이 소음이 그대로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사진 뿐만 아니라 영상도 촬영하는 저에게 다소 약점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판매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선 게시물들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개인적으로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와 여행 사진(Travel Photography)을 좋아하는 성향상 50mm 화각은 제 예상보다 조금 타이트하단 느낌이 들어서 표준 화각대에서 가장 넓은 축에 속하는 40mm 급 화각을 지원하는 XF27mmF2.8 R WR 렌즈로 라인업을 바꾼 상황이지만, XF35mmF1.4 R 렌즈는 분명 제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게 됐던 렌즈 중 하나입니다. 인물, 정물, 반려동물, 음식, 스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가능한 환산 50mm 의 표준 화각인 만큼 이 렌즈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이 게시물이 참고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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