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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사진 잘 찍는 법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by h2k.photograph 2021. 12. 6.

1. 사진 잘 찍는 법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그 시작점

사진 생활을 오래 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사진'에 대한 각자의 (거창하지만) 철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힘을 빼고 표현하자면 개인이 생각하는 사진에 대한 주관적 견해가 성립됩니다. 좋아하는 사진가의 스타일을 따라 사진을 찍는가하면, 점차 본인만의 사진 스타일을 완성하기도 합니다. 구글 혹은 YouTube, 각종 포털에는 수많은 '사진 잘 찍는 법', '사진 비법 XX가지', '인물 사진 잘 찍는 법', '풍경 사진 잘 찍는 법', '음식 사진 잘 찍는 법' 등 수많은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모든 콘텐츠를 관통하는 하나의 축은 바로 '좋은 사진'에 대한 갈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진이 좋다'고 판단하는 기준들은 조금씩 바뀌기도 합니다. 2007년 애플에서 아이폰을 발표하고 난 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기술에 의해 최근엔 1억 화소가 탑재된 스마트폰 카메라도 출시되고 있기때문에 '고화소=고화질=좋은 사진을 만들어주는 기본 요소'이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화질(Image Quality)이 반드시 화소와 관련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자체가 예술 창작 결과물이기 때문에 '좋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카메라 하드웨어 스펙(Specification)의 정량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그외의 정성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사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 카메라 및 렌즈의 기술적 스펙: 센서의 크기, 화소, 이미지 처리 엔진의 성능(색감, 노이즈, 샤프니스, 화이트밸런스, AF 속도 및 정확성 등에 영향), 렌즈 내 비구면렌즈/저분산렌즈 등 고급 유리알 사용 유무 등
  • 기술적 스펙 외의 요소: 구도(Composition), 사진가의 시선(Viewpoint),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 촬영자의 의도 & 사진을 보는 이의 해석/반응간의 상관 관계 등

첫번째 언급한 카메라 및 렌즈의 기술적 스펙에 대해서는 이 게시물에서 크게 언급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 카메라를 사라', '이 렌즈를 사라'라는 팁은 이 게시물외에도 충분히 정보를 얻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선호하는 카메라와 렌즈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있지만, 카메라와 렌즈는 결국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예산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에 이 부분은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여기서는 좋은 사진을 찍는, 혹은 사진을 잘 찍는 법에 대한 고민의 시작점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프로 사진가, 아마추어 사진가분들이 좋아하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의 사진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우리에게 카메라는 도구이지 예쁘장한 장난김 기계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것에 적합한 카메라에 대해 대패 편한 느낌을 갖는 것으로 충분하다. 조리개 조절이나 노출 속도 조절 등과 같은 실제적인 카메라 조작은 자동차의 기어를 변속시키는 것처럼 자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이런 조작방법들에 대해 내가 장확하게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이 조작방법들은 모든 카메라 제조 회사가 카메라와 소가죽으로 된 가방과 함께 제공하는 사용설명서에 군대식으로 정확하게 기술되어 있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포토 에세이 <L'imaginarie d'après Nature> 에서 발췌

 

2.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앞서 기술적 스펙외의 요소로 구도, 시선, 스토리 텔링 등에 대한 언급을 드렸는데, 이 부분 역시 각각의 콘텐츠로 진행해도 방대한 분량이기 때문에 조금더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우선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보통 사진을 시작할때, 궁금한 내용은 검색을 하거나 혹은 내 주위에 '카메라 좀 만질 줄 안다'는 지인들을 통해 조언을 얻곤 합니다. '많이 찍어봐라', '좋은 사진을 많이 봐라' 등의 조언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도대체 뭘 많이 찍으라는 것이며, 좋은 사진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좋은 사진을 많이 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혼돈이 오게 됩니다. 

 

후지필름 압구정 매장 '파티클'의 지하 라이브러리에서 방대한 사진집을 무료로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도움이 됐던 부분은 사진집을 많이 접하고, 기회가 되면 사진 전시회를 많이 구경하며, 좋아하는 사진 분야의 사진가들의 홈페이지, 개인 SNS들을 참고하며 사진을 보는 눈을 확장하려고 했던 점입니다. 그리고 사진과 관련이 없더라도 예술 관련 전시회(회화전, 조형/공간/설치 미술과 관련된 전시회)를 돌며 작품에서 주는 색의 조합과 배치, 질감, 구도 등을 눈에 익히고 사진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프린트된 사진을 보는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진집의 가격도 무시할 수 없기때문에 다양한 사진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후지필름 압구정 매장 '파티클'의 지하 라이브러리에 가시면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현대 사진가들의 사진집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점에선 유명 사진집이 포장되어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사진집의 내용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리 이동과 시간의 제약상 사진집이 많은 장소의 방문이 어렵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관련된 사진 집단 / 사진가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쉽게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언제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해당 계정의 팔로잉(Following) 정보를통해 새로운 사진가의 정보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최신의 사진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고, 그만큼 사진 트렌드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다큐멘터리 사진(Documentary Photography), 포토저널리즘(Photojournalism),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 여행 사진(Travel Photography)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해당 분야와 관련있는 인스타그램 계정들을 팔로우하며 사진을 브라우징 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심있는 분야의 해당 태시태그를 검색해서 찾아볼수도 있습니다. 예) #documentaryphotography #streetphotography 다만 이 경우에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사진도 섞이기때문에 어느 정도 보는 사람이 필터링해야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렇게 수준이 높은 사진들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많이 접하며 프로/하이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사진이 어떻게 작업이 되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보는 눈'을 키워주는 중요 트레이닝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은 그들의 프레이밍, 구도, 피사체의 배치, 주요 피사체와 주변 배경 환경간의 관계 등 사진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적 접근(Technical Approach)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보는 편입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클리셰(cliché) 역시 사진에도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회용 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충분히 멋진 작업을 보여주는 프로 사진가들이 있습니다. 

 

3. 의미 있는 사진 생활을 하기 위하여.

사진은 어떤 것의 작음, 하찮음, 눈길 받지 못한 죽음의 진술이다. 때문에 역할은 언제나 이미지 본질에 대한 탐색, 분위기, 시선으로 이끌어져야 한다.
-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

사진 혹은 카메라 커뮤니티에서 카메라 장비 및 테크닉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 정보를 금기시하고 싶거나, 별게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것 자체가 개개인이 창작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원하기 때문이죠. 화려함은 테크닉으로 배울 수 있지만, 사진 자체가 주는 메시지는 셔터를 누르기 전에 충분한 고민의 시간들을 통해 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피사체가 인물, 풍경, 반려동물, 음식, 정물 등 무엇이든 간에 내가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과 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사진을 통해 느끼는 감정, 반응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스토리, 구도, 색표현 등 다양한 사진의 구성요소들을 효과적으로 대입한 촬영을 한다면 '좋은 사진'을 넘어 '의미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소개드린 것과 또다른 좋은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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