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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풍경사진 찍는 법 - 사람이 있는 풍경

by h2k.photograph 2021. 11. 25.

1. 사람이 없어야 풍경 사진인가?

며칠전, 와이프와 대화중에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난, 자기랑 결혼하고 나서 풍경 사진에 사람이 들어가도 된다는걸 첨 알았어."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사실 그동안 자연스럽게 촬영하던 부분인데 와이프가 콕 찝어서 얘길 해주니,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풍경 사진(Landscape Photography)을 구글링하면 위와 같은 이미지들이 뜨긴 합니다. 정말 그림같고, 다양한 색감이 혼재된 사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행 사진(Travel Photography)의 예시에서도 쉽게 볼수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사진을 위한 여행(Travel for photography) 혹은 특정 풍경 사진 촬영을 위한 목적이 있지 않는한 우리가 보통 마주하는 풍경엔 늘상 사람들이 사진 프레임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사진을 처음 시작할때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을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그런데 그게 마냥 쉽지는 않았습니다. 

 

2. 풍경 사진에 대한 개인적 의견

1) 사람이 있는 풍경

사진을 찍으면서 개인적으로 갖게된 나름의 풍경사진에 대한 정의가 있습니다. '사람이 있으면 어때?'라는 생각입니다. 

(좌) 사람이 없는 풍경 / (우) 사람이 있는 풍경

위 사진은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좌측은 사람이 없는 풍경, 우측은 사람이 있는 풍경 사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개장시간 전에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찍고, 개장시간 이후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을때 찍은 사진인데 개인적으로는 우측의 사진을 더 즐겨찍곤 합니다. 물론 예술의 영역에 정답은 없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부산 (2020)

사진 프레임 전체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도, 혹은 작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통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 뷰파인더(Viewfinder)안에서 풍경안에 사람이 어떻게 배치되는가를 늘 생각하면서 찍는 편입니다. '사람이 있는 풍경' 사진은 다르게 말하면 '사람의 향기가 남아있는 사진'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강릉 (2020)

위 사진은 강릉의 한 카페 앞 바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단순히 바다만 찍었을 수도 있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도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진은 아래에 하나 더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천 (2017)

서해바다의 밀물 시간에 찍은 사진입니다. 바다 풍경에 사람을 넣은 사진은 단순히 바다만 찍은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천 (2017)

사람의 숫자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으면 많은대로 프레임안에 적절히 배치하면, 찍은 당시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부터, 해변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방파제에 걸터앉아 해질녘의 서해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풍경과 함께 담을 수 있습니다.

 

2) 여행 사진에서의 풍경 사진

덴마크 코펜하겐 (2016)

위 사진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뉘하운 항구의 풍경입니다. 해가 지고, 항구에 있는 레스토랑, 카페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멀리서 찍는 풍경도 풍경사진일 수 있지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찍는 풍경도 풍경 사진일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2019)

위 사진은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Trocadéro) 광장 하단에 있는 회전목마 앞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찍은 야경 풍경 사진입니다. 바로 뒤 횡단보도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장노출로 촬영했습니다. 의도적으로 긴 셔터스피드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잔상을 풍경사진에 함께 남기고 싶었던 순간입니다.

 

프랑스 파리 (2019)

여행할 때, 거리 풍경을 찍을땐 지나가는 행인이든, 자전거를 탄 사람이든, 혹은 오토바이나 전동킥보드를 탄 사람이든, 프레임안에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을 풍경에 함께 녹이면서 촬영을 하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 풍경' 사진입니다.

 

포르투갈 리스본 (2007)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는 풍경 사진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광각 렌즈가 넓게 담기기때문에 풍경 사진에 좋다고 얘기를 하지만, 저는 망원 화각도 풍경 사진을 촬영하는데 즐겨 사용하는 편입니다. 위 사진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당시에 사용하던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의 광학줌(Optical Zoom)을 최대한 땡겨서(Zoom-in) 찍은 사진입니다. 

 

3. 풍경(Landscape)은 가까이 혹은 멀리있는 모든 피사체가 주인공

대자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배경이 풍경사진의 주요 피사체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위에 제가 소개해드린 제 개인적인 '풍경사진'에 대한 정의는 거리(distance)나 배경(background)에 상관없이 촬영할 수 있는 사진입니다. 조금 더 확장된 개념의 풍경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의 풍경 사진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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